흑자 순항 한진해운, 적자 늪 빠진 현대상선…희비 갈린 '해운 양강'

입력 2015-08-23 19:44   수정 2015-08-24 13:16

한진해운'선제 대응'

공급과잉 유럽노선 비중 축소
장기계약 맺어 이익률 제고

'전략수립'늦어진 현대상선
현대그룹 구조조정 여파
운항노선 조정 등 대응 느려

양사 모두 선박 대형화 차질
글로벌 해운경쟁 탈락 우려



[ 김보라 기자 ] 지난 40여년간 공고했던 해운업계 ‘투톱’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한진해운은 작년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상반기에도 2142억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현대상선은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순위도 벌어졌다. 한진해운은 세계 시장 점유율 3.1%로 10위권을 유지한 데 비해 현대상선은 18위(1.9%)로 밀려났다.

○한진은 ‘흑자’, 현대는 ‘적자’

해운업은 세계 경기 및 유가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는다. 2008년까지는 3년 주기의 ‘U자형 사이클’이 존재했다. “3년 벌고, 3년 까먹는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는 얼마 전까지 동고동락해왔다. 시황이 좋을 땐 함께 흑자를 냈다. 나쁠 때는 같이 적자를 봤다.

최근 ‘3년 사이클’은 깨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다. 2009년 시작된 불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기불황과 더불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동행’도 무너졌다. 한진해운은 작년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상반기에도 214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현대상선은 상반기 58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 5년 연속 적자가 지속됐다.

해운업계는 한진해운의 선제적 노선 합리화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보다 2년가량 빨리 운항 노선 최적화에 나선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미주, 유럽, 아시아 등 대륙별 시황을 미리 예측해 선박 투입을 조정한 것이 불황을 견디게 만든 동력으로 작용했다.

한진해운은 올 2분기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으로 시황 악화가 예상된 유럽 노선 비중을 전년 동기 31.2%에서 26.9%로 줄였다. 대신 안정적 수익이 기대된 아시아 지역 비중은 22.8%에서 28.3%로 확대했다. 중동 노선에 대형선을 투입하고, 중국~동남아 구간과 인도 노선을 발빠르게 추가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은 작년 상반기 0.1%에서 올 상반기에는 6%로 뛰어올랐다. 덴마크 머스크(10.1%), 홍콩 OOCL(7.8%)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영업이익률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기항지에서 내륙으로 향하는 고비용 화물을 줄이고, 컨테이너 화주와 장기 계약을 맺은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현대상선은 상황 변화에 따른 노선 최적화가 느렸다. 현대 관계자는 “구조조정 방식과 과정에 차이가 있다”면서 “조금 더 지켜보면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잦은 대표 교체가 위기 대응 능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상선은 2011년 1월부터 현재까지 ?차례나 대표를 바꿨다.

현대그룹이 2013년 말부터 3조3000억원의 자구안을 이행하느라 현대상선 경영에 신경쓰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형 선박 경쟁’서 밀리는 한국 해운업

운항 선박 종류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등 신흥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최근 2~3년간 원자재를 수송하는 벌크선 수요는 급감했다.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올해 500선이 깨지는 등 사상 최저치를 여러 차례 경신했다.

한진해운은 이런 현상을 반영해 지난 몇 년간 벌크선 비중을 낮춰왔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비중은 92%와 6.5%다. 이에 비해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비중은 75%와 17%로 벌크선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진해운이 선전 중이지만, 국내 해운업계의 위기감은 크다. 세계 1~5위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속속 투입하고 있어서다. 머스크는 최근 1만9000TEU 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발주했다. MSC는 올 연말까지 같은 급의 선박 8척을 보유하게 된다. 중국 선사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대형 선박을 앞세워 운임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컨테이너당 평균 운임은 작년 상반기 1151달러였으나 올 상반기엔 742달러로 36% 떨어졌다. 반면 국내 해운사의 주력 선박은 1만3000TEU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수년째 선박을 발주조차 못하고 있다.

대형 해운사들은 동맹을 통해 독점 구조를 굳히고 있다. 머스크와 MSC는 ‘2M’이라는 해운동맹을 맺었다. UASC와 CMA-CGM, CSCL은 ‘오션3’라는 동맹체를 가동했다. 두 개의 해운동맹은 글로벌 시장의 ‘큰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럽 노선의 57%, 미국 노선의 27%를 장악하고 獵? 한진해운은 5개사가 뭉친 ‘CKYHE’, 현대상선은 6개사가 속한 ‘G6’에 가입돼 있다. 김대진 산업은행 수석연구원은 “두 회사가 선박 대형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현재 속해 있는 동맹에서도 배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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